나와 내가 아닌 것
떨어지면 춥고, 밀착하면 그와 나 모두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 어중간한 거리에서 벌벌 떨며 헤매고 있다.
by 루리루리 | 2008/08/13 14:23 | 혼잣말
어느 대가(大家)
선생은 허공을 더듬듯 땀을 닦았고, 벌벌 떨리는 시선은 불안정하게 벽을 훑었다. "오시는 데 많이 힘드셨죠?" 하고 묻자 선생은 내 손을 잡아 끌더니 손바닥에 힘겹게 힘겹게 두 글자를 새겼다. 여, 여, 여, 여름.

"그러게요, 선생님.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정말 너무 덥네요."

선생은 이를 드러내며 어, 어, 어 하고 웃었다. 그 양순한 표정이 한때 나를 무섭도록 매료하고 압도했던 그의 젊은 날과 대비되어 가슴을 갈았다. 종이컵 가를 짓누르는 바싹 마른 입술이며, 말이 되지 못해 쪼글쪼글한 글자로 번역되는 어눌한 용건 앞에서 나는 슬픔을 넘어선 공포를 느꼈다. 나의 현재가 두려웠고, 어딘가에 갇혀 있을 그의 명징함이 두려웠고, 불시에 닥쳐드는 육체의 마비와 별개의 생명력을 지니고 변함없이 젊음을 구가하는 그의 문장이 두려웠다.
by 루리루리 | 2008/08/11 20:12 | 혼잣말
그러니까
아마도 내가 진심으로 설명하려 들면, 그것은 당신들 모두를 배반하는 일이 될 것이다.
by 루리루리 | 2008/08/11 19:55 | 혼잣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