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책
2008/08/04   <노르웨이의 숲> 영화화 결정 [1]
2008/07/31   <순수의 시대> 외 [2]
2008/07/04   행복하다 [3]
<노르웨이의 숲> 영화화 결정
http://shop.kodansha.jp/bc/books/eizou/#cinema#cinema

뒷북인가요? 전 오늘 고단샤에서 온 메일을 받고 알았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대형 베스트셀러(진부한 표현이지만) <노르웨이의 숲>이 출간 이후 거의 20년 만에 영화화되는군요. 2010년 개봉한다는 것 외에 공개된 사항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뒤져 보면 감독이나 배우도 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귀찮아서...

무라카미 씨는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영화가 실패한 이후 자기 작품의 영화화는 단호하게 거절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이를 먹은 탓일까...용케도 OK했네요. <노르웨이의 숲>이라면 고등학교 시절 제 영혼의 뿌리를 스산하게 휘감았던 작품입니다만 스크린으로 옮겨진다 해도 보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군 중에서는 스토리가 제일 분명해서 영화화하기도 쉬울 듯하지만 그 황량하면서도 척척한 정서가 워낙 미묘해서, 감독 자신의 세계 역시 확고하지 않으면 범작도 못 될 거다 싶거든요.

덕분인지 오늘 아마존 저팬의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간만에 초록 빨강 표지가 걸려 있네요. 여담이지만 전 어렸을 때는 상큼 발랄한 미도리를 참 좋아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나오코에게 격하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좋지 않아~


덧: 검색해 보니 자세한 정보가 나오는군요. 베트남계 프랑스인 감독이 빠심으로 제작한다니 어째 묘한 물건이 될 것 같은 느낌.
by 루리루리 | 2008/08/04 13:16 | | 트랙백 | 덧글(1)
<순수의 시대> 외

표지 이미지는 yes24에서 퍼왔습니다만...상태가 안 좋군요. 7월 내내 열심히 만든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가 나왔습니다. 마틴 스콜세지가 만든 동명의 영화(표지에도 쓰인)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 한번쯤 읽어 주세요. 특히 우리 아가씨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변명하자면 저 띠지는 제가 고안한 게 아니에요 흑흑)

8월 초에는 수많은 애서가들로 하여금 헌책방을 뒤지게 만든 20세기의 문제작, <캐치-22>가 출간됩니다. 1994년 나온 실천문학사 판과 마찬가지로 1, 2권으로 나뉘며, 번역 역시 동일한 안정효 역본입니다. (즉 "그 씹새끼 죽어버렸다니까 기분 좋아." 라든가 "그 쌍년한테 칼에 찔린 것이 나에게 있었던 일들치고는 가장 좋은 일이었어요." 같은 걸걸한 입말을 그대로 즐기실 수 있다는 이야기. ㅎㅎ) 이미 두 차례나 번역되었던 만큼 교정도 별로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고생했어요. 이 책을 애타게 찾아 헤매신 분들이 많은 만큼 이번 재출간은 저에게도 무척 기쁜 일입니다.

어쩌다 보니 극단적인 성격의 20세기 미국 문학을 차례로 담당했는데, 가을에는 아마 야마다 에이미의 <풍장의 교실>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도 찾으시는 분 많죠? ^^ 완숙기에 오른 에이미 문학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집인 만큼 기대해 주시길.
by 루리루리 | 2008/07/31 14:41 | | 트랙백 | 덧글(2)
행복하다

아가씨들과의 약속도 어기고(맨날! 매번! ㅠㅠ), 눈에서 피가 쏟아질 정도로 바쁘게 달린 일주일이었습니다만, 금요일에 근사한 보상을 받았네요.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어둠속의 작업>을 드디어 손에 넣었습니다. >_<

사실 이 책은 제 예전 직장인 ㅎ사에서 나온 책입니다...거의 30년 전에요. 지금은 인문서 출판사로만 알려진 ㅎ사지만 왕년에는 문학에도 제법 손을 댔고, 추리소설도 몇 권 낸 바 있는데 이 책은 '한길세계문학' 시리즈 제8권으로 출간되었어요. 이 '한길세계문학' 시리즈로는 리처드 라이트의 <토박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슌킨쇼>, 쿠스완트 싱의 <파키스탄행 열차>, 실로네의 <빵과 포도주> 등 뛰어난 문학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들이 주로 나왔는데 지금 봐도 참으로 훌륭한 엄선입니다. 1976년 간판을 올린 뒤 80년대 들어 궤도에 오른 ㅎ사의 야심과 의욕이 선명하게 드러난 선집이지요.

저는 이중 몇 권을 어렵게 구해 소중히 간직해 왔는데, 하필 가장 읽고 싶은 유르스나르의 책만 도저히 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갖고 계신 분들이 진가를 알고 내놓지 않으시는 건지, 헌책 시장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들고, 어쩌다 나와도 간발의 차로 놓치고...ㅎ사에 입사했을 때도 제일 먼저 관리부로 달려가 재고 여부를 물었습니다만 한 권도 남아 있지 않다기에 대실망. 혹시나 해서 사장님 안 계실 때 사장실까지 샅샅이 뒤져 보았으나 끝내 발견하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더랬지요.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원서로 읽는 수밖에 없나 하던 참에, 며칠 전 드디어 헌책사랑 사이트에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정가 3,500원짜리 책이 7,000원에 나와 있었습니다만 가격이 문제입니까, 당장 질렀습니다. 오늘 받아 보니 초판인데도 상당히 깨끗해서 값을 두 배나 치르고 산 보람이 있네요. 유르스나르의 책은 문장 하나하나를 자근자근 씹으면서 지긋이 읽는 게 맛이고, <어둠속의 작업>은 그녀가 20대 때 구상하기 시작해서 60대에 완성한 그야말로 라이프워크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다른 책들을 밀어 두고 이것만 붙들고 있으렵니다. 요즘 후딱 읽고 후딱 팽개치는 가벼운 책들만 읽다가 간만에 묵직한 감촉을 느끼니 콧속이 찡하네요. 주문한 <로드>도 곧 도착할 것이고, 저희 회사의 신간인 홉스봄의 <폭력의 시대>도 받았으니 한동안 허기질 일은 없겠습니다. ^^


덧: 혹시 이디스 워튼의 팬 계신가요? 저는 요새 그녀에게 완전히 꽂혔습니다. <순수의 시대>, <암초>, <이선 프롬>을 모두 읽고 뭐 다른 거 없나 침 흘리며 찾고 있어요. 미셸 파이퍼와 위노나 라이더가 나온 영화 <순수의 시대>도 한번 찾아보려고요.

덧2: '한길세계문학' 제1권은 앙드레 말로의 <희망>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이상하게 <인간의 조건>이 다시 읽고 싶어져서 엉덩이가 들썩거렸어요.
by 루리루리 | 2008/07/04 20:14 | | 트랙백 | 덧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