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습니다
1.
이사했습니다. 2년 사이에 벌써 세번째. 이젠 이사의 달인이 되어 눈 감고도 척척 짐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 간신히 정 붙이고 살던 동네에서 느닷없이 야반도주하게 된 데에는 조금 불명예스러운 이유가 있습니다만, 이사를 좋아하는 역마살 소녀(?) 루리루리는 "이제 드디어 책을 종류별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철딱서니 없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웬걸.

책장은 늘어나지 않았는데 6개월 사이 책만 주책없이 증식하여, 휘파람을 불며 인문-사회과학-추리-SF-팬터지-호러 순으로 꽂아놓고 보니 양이 제일 많은 순문학 도서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겁니다. 벌써 정리하는 데만 여섯 시간이 날아간 참이라 다시 할 수도 없고...결국 눈물을 줄줄 흘리며 남은 책들을 적당적당히 쑤셔박아 버렸습니다. 디킨스가 쇼바 데 옆에 꽂혀 있지를 않나, 플로베르가 카롤린 봉그랑 옆에 꽂혀 있지를 않나, 파트릭 모디아노 책들이 여기저기 분산되어 꽂혀 있질 않나...볼 때마다 괴로워요 흑흑;

2.
요즘 계속 헌책만 사고 있었더니, 찜해놓은 책들이 벌써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는군요! 바로 한두 주 전만 해도 재고가 있었던 교고쿠 나츠히코의 <백귀야행>도 절판되었고...장르문학은 그때그때 구해놔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다시 한번 통감했습니다. 헤닝 만켈과 알렉산드라 마리니나 책들도 빨리 사야 할텐데, 이번달에도 왕창 질러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계부에 새빨간 글씨가...-_-)

다행히 <다 빈치 코드>에 대한 주위의 평은 그리 좋지 않군요. 조금 기다렸다가 천천히 살펴보고 사도 될듯합니다.

3.
전용선 연결이 안 되어서 며칠만에 간신히 접속했습니다. 빈 집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그리고 죄송합니다^^; 아직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길고 재미난 얘기는 못 적겠지만, 짧게라도 자주자주 올리겠습니다. 그나저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의 슈퍼 컴퓨터 마이크로프트 홈즈 군은 정말 귀엽군요. 일하다 말고 짬 나는 대로 읽고 있는데, 무척 재미있어서 번번이 내려놓는 게 아쉽습니다.
by 루리루리 | 2004/06/26 17:56 | 잡담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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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북극곰 at 2004/06/26 19:23
더운 때 이사하시느라 고생하셨겠네요. 음..그런데 책을 진짜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제가 한 수 배워야 겠어요.
Commented by 유이짱 at 2004/06/27 03:34
또 이사했냐;;; 이번엔 어디야? 방학했으니 놀러가야징. 비비 애기는 다 컸겠지...작을 때 보고 싶었는데;ㅂ;
Commented by 시안 at 2004/06/27 17:41
^_^; 아하하 이사하셨군요. 책 분류는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가끔 집 엎어두고 책장에 장르별로 정리하는 짓을 가끔 합..(퍼억)

에에.. 교고쿠 나츠히메의 백귀야행.. 절판 되었습니까. 시티 문고의 구석에 꽃혀 있는걸 보고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역시 사둘걸 그랬군요. (먼 눈)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은 아직 읽어본 적 없지만, 슈퍼 컴퓨터 이름이 마이크로프트 홈즈군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읽어야겠다라는 의욕이 100% 쯤 상승한 기분이.. >_<
Commented by Rimi at 2004/06/27 22:26
이사하셨군요..더운데 고생하셨겠어요;;
그건 그렇고 충동적으로 이글루를 만들어버렸습니다...
만든 김에 링크시켰습니당..^^;
즐거운 한주 되세요~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4/06/28 21:38
북극곰님/ 아, 감사합니다^^ 저보다야 인부 아저씨들이 고생 많이 하셨죠. 책 많은 집 이사는 힘들다고 연신 불평하시는 통에 곁에 있기가 민망하더라니까요.

그나저나 루리루리의 책욕심이란 참으로 빈약한 것인데, 그리 좋게 봐주셨다니 부끄럽습니다/// 저도 아직 한참 멀었는걸요. 이글루 순회를 할 때마다 세상엔 왜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많은 거냐고 절규하곤 해요^^;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4/06/28 21:40
유이짱/ 전에 살던 동네 옆으로 왔지. 부개동 근처로. 벌써 친구들이 이삿짐 날라준다고 쳐들어와서 고기만 실컷 먹고 갔어^^; 담에 좀 여유 생기면 연락할게 오시게나. 애기는 엄청 커서 징그러울 정도란다.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4/06/28 21:48
시안님/ 아유 재밌긴 한데 너무 힘들어서; 목표는 10만권!인데(로또라도 당첨되지 않는 한 무리무리) 그걸 관리하려면 지금부터 체력 단련을 부지런히 해놔야겠어요.

<백귀야행>은 눈에 띌 때 안 사놓고 있다가, 최근 <우부메의 여름>의 호평으로 마음이 동해서 막상 사려고 하니 없어지네요(눈물). 아직 오프라인에는 남아 있을 것 같아 언제 날 잡아서 부지런히 뒤져볼 생각입니다. 시티문고에서 보셨다면 아직 있을 것 같은데, 시안님도 서두르세요>ㅁ<;

저도 사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그 마이크로프트 홈즈(애칭은 마이크♡)라는 이름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내용도 아주 재미있어요. 조만간 정식판이 나올 예정이라니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D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4/06/28 22:01
Rimi님/ 와아, Rimi님도 드디어 얼음집마을의 주민이 되셨군요! 환영합니다>_<)/ 링크 감사드려요 헤헤.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좋은 글을 많이 올려야 하는데, 요즘은 내용도 부실하고 업데도 뜸해서 큰일이에요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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