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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방에 상허 이태준의 <무서록>을 넣고 다니며 읽고 있습니다. 11시를 훌쩍 넘겨 들어오는 퇴근길에, 이태준이 연로한 목수들의 대화를 기록한 부분을 읽으며 마음을 달랬어요. 10여 년 전 <무서록>을 처음 읽었을 때 '앗씨구리'가 뭔가 하다가, '아이스크림'이란 걸 알고 어찌나 즐거웠던지...
"내 한 번 비싼 물 사 먹어봤지!"
"어디서?" "저어 개명앞 가 일허구 오는데 그때두 복지경이었나봐. 일손을 떼구 집으루 오는데 목이 여간 말러야지. 마침 뭐라나 이름도 잊었어...그런데 참 양떡으루 만든 고뽀가 다 있습디다그려. 거기다 살짝 담아주는데 으수덛물진 푸석얼음이야. 목구녕은 선뜩선뜩 허드군..." "오, 거 앗씨구리로군그래." "무슨 구리래나...헌데 그런 날도적놈이 있어!" "으째?" "아 목젖이 착근착근하는 맛에 두 고뽈 먹지 않었겠수." "을말 물었게?" "고작 물에 설탕 좀 타 얼쿤 거 아니겠소?" "그렇지, 물 얼쿤 거지. 어디 얼음이나 되나. 그게 일테면 얼쿠다 못 얼쿤 게로구려." "그러니 얼쿤 거래야 새누깔만헌데루 물이 한 사발이나 들었을 거야? 그걸 숫제 이십 전을 물라는군!" "이십 전! 딴은 과용이군." "기가 안 막혀? 이십 전이면 물이 얼마야? 열 지게 아뇨? 물 스무 초롱 값을 내래 그저...그런 도적놈이 있담!" "앗씨구리란 게 워낙 비싸긴 허대드군." "그래 여름내 그 생각을 허구 온 집안이 물을 다 맘대루 못 먹었수..." "변을 봤구려!" -<무서록> 중 '목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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