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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도리일 듯하여...(아무도 궁금해 하시지는 않겠지만 ;)
늘 우는소리만 하며 지내고 있으나 사실 상황은 어느 때보다 양호합니다. 야근도 거의 없고 일의 강도도 약해서 적당히 시간 죽이다가 6시 땡 치면 일어나는 게 일과. 더구나 이 회사는 출근 시간에 관대해서 매일 칼퇴근하는 주제에 아침에는 9시 30분쯤 어슬렁어슬렁 지문을 찍고 들어옵니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인 만큼 3월의 마지막 하루까지 신나게 농땡이를 치자는 마음가짐으로 헐렁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징징거리는 것은 컨디션이 너무 엉망이라...워낙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데다 출퇴근 거리 왕복 4시간의 영향이 생각보다 커서, 하루하루 간신히 몸을 가누고 있습니다. 봄인데...아가씨들과 <천일의 스캔들>도 보고 싶고, 딸기 뷔페에서 신나게 먹어 대고도 싶습니다만, 눈을 뜨고 감는 것부터가 고역이다 보니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것 외엔 아무것도 못하겠네요. 연락을 주시는 분들께 답을 못 드리는 일도 많습니다. 죄송합니다. 가끔 이렇게 남기는 흔적을 통해 살아 있겠거니 짐작만이라도 해 주세요. 그래도 명색이 편집자인데 책은 읽어야 하지 않겠니, 하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들추고는 있습니다. 지금 잡은 책은 황금가지에서 나온 <셜록 홈즈-이탈리아인 비서관>. 칼렙 카라는 작가가 쓴 셜록 홈즈의 트리뷰트, 소위 '팬픽'인데, 시안 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 물건이네요. (이미 읽으셨을지도...) 작년에 나온 <셜록 홈즈-마지막 날들>에 이은 '새로운 셜록 홈즈 시리즈' 2편입니다. ![]() 홈즈와 왓슨은 물론 허드슨 부인, 마이크로프트 홈즈 등 그리운 이름들이 나와서 감개 무량합니다. 특히 마이크로프트는 무려 '활약'을 해요! <그리스인 통역관>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마이크로프트가 빅토리아 여왕 곁에 유일하게 '앉아서' 발언할 수 있는 거물 인사라는 부분에서는 과연 팬픽이구나 하고 풉. 원작보다 드라마의 줄기도 굵어져서, 메리 스튜어트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작가가 그 분야의 전문적인 연구자라고 하네요. 팬의 로망을 충족시키면서 원작에도 충실한, 즐거운 작품입니다. 휴...재미있는 책을 읽는 만큼 의욕도 생겨야 하는데, 몸도 마음도 무거워서 큰일이네요. 더구나 짝지인 그라드도 시름시름 여위어 가는 위기 상황이라, 날이 풀려도 봄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제 있을 곳도 못 다지고 도망쳐서 어쩌겠습니까. 여기에서 조금 더 악을 써 볼 터이니, 부디 잊지만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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