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군과의 만남
동생이 제 노트북을 들고 미국으로 튄 이후, 저는 인터넷은 회사에서, 글은 공책과 펜으로 해결하는 처량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동생 방에 데스크탑이 있긴 했지만 워낙에 냉방인 데다 컴퓨터도 후져서 쓸 만한 것이 못 되었어요. 그래도 울며 겨자먹기로 그 방에서 글을 쓰다 급기야 감기에 걸리자, 그런 저를 불쌍히 여긴 그라드 님하가 얼마 전 받은 번역료를 털어 글쎄 고진샤의 SA군을 사주었습니다. 아아 성(聖) 그라디우스 님, 머리 뒤에 후광이 보여요...!!

고진샤 시리즈는 1킬로그램이 안 되는 무게에 갖출 건 다 갖춘 저렴한 가격대의 UMPC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죠. 사실 UMPC를 사야겠다 마음먹은 뒤 소니와 후지쯔와 탱고와 고진샤 사이에서 열심히 고민했습니다만 저야 인터넷과 워드만 되면 되니까 사양은 별 상관이 없고, 키보드 쪽이 오히려 더 중요했기 때문에 고진샤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습니다. 문제는 돈...-_- 회사를 옮기면서 연봉은 올랐지만 모종의 목표 때문에 허리띠를 끊어지도록 졸라맨 상태라 당분간은 지를 처지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라드가 분위기 좋은 쌀국수 집에서 덜컥 SA돌이를 안겨 줄 때 그 감동이란! 저를 순식간에 된장녀로 만들어 버린 그의 바다와 같은 애정에 그저 감격할 따름이었습니다 흑흑...

가슴에 하트를 띄웠기 때문만은 아니고, 직접 써 보니 어머 얘 정말 좋아요. 7인치면 너무 작은 것 같지만 불필요한 것들을 치우면 딱 좋은 정도고, 이보다 작으면 워드 작업 같은 건 포기해야겠죠. 핸드백에도 쏙 들어가고 무릎에 얹어놓고 쓰기에도 부담 없고 키감이 나쁘기로 악명 높은 키보드도 손에 익으면 문제될 게 없고요. 덕분에 주말에는 통상 3배의 속도로 글도 썼습니다. 사실 한동안 자기혐오 기간이어서 이런 걸 받을 자격이 되나 고민도 했습니다만 그만큼 씩씩하게 분발해 보려고요. 큰 선물 받았다고 아부하는 건 아니지만, 키를 두들길 때마다 새삼 제 곁에 그라드와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가슴에 꾹꾹 새기게 됩니다. 거듭거듭 고마워~!

주말에는 카페에서 된장질도 좀 했어요.
카메라를 의식한 입 모양이 웃김...
by 루리루리 | 2008/02/25 23:16 | 잡담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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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tarless at 2008/02/26 00:28
저런 대인배(..)

저도 한동안 뽐뿌받은 물건이라죠. 스펙 좀 높인 상위모델이나 나와야 지를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나르실 at 2008/02/26 00:31
아앗 이것이 말로만 듣고 인식해본적은 없던 '설정샷' 이라는 거군요! +_+
부럽습니다 저도 포터블 타자기가 하나 필요해요. 흑흑
Commented by 윗치 at 2008/02/26 01:02
앗 저도 엄청 뽐뿌를 받았지만 사정상 포기한 그녀석이군요 ㅠㅠ
부러워요 'ㅁ'
Commented by chatmate at 2008/02/26 08:35
춤추는 자들의 왕 나우로 퍼다나를때부터 팬이었지만 이렇게 미인이신줄은 몰랐;
Commented at 2008/02/26 09: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치이나 at 2008/02/28 16:35
농림부는 쌀 포장시 권장 표시 사항에 단백질 함량, 완전립 비율, 품종 순도 등 품질 항목을 추가하도록 양곡 표시 제도를 개선, 2월 4일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품목, 생산 연도, 중량 등 의무 표시 사항 외에 ‘특’, ‘1’과 같은 외관상 등급을 적도록 했지만 이것만으로 쌀의 품질을 파악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러워요!!!ㅠㅠ
Commented at 2008/03/07 05: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8/03/29 15:18
Starless님/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제품이 계속 나오고 있어, 과연 21세기는 빛의 속도로 굴러가는구나 싶네요.

나르실님/ 엣헴!(-///-) 가볍고 편하고 정말 좋아요. 그런데 키보드가 작아서 남자분들 손에 맞을지 잘 모르겠네요.

윗치님/ 뽐뿌질을 더 열심히...푸쉬푸쉬!

chatmate님/ 과,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수줍///

ㅅ모님/ 와락! 왜 이제는 ㅅ님과 지척에 있는데도 여전히 1만리 떨어진 양 뵐 수가 없는 거죠! 부디 봄한테 지지 마시고 많이 드시고 푹 주무시면서 건강 회복하세요 ㅠㅠ

치이나님/ 푸하하...제가 좀 품질에 엄격하죠!

G/ 그럼 그대는 장군이 되겠구려 덩실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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