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의미
"의미 있는 독서란 어떤 노작(努作)을 포함하는 일종의 수련이어야 한다."
─에르네스트 르낭


노작은커녕 분비물 한 방울 못 뱉는 주제에 독서가연하는 짓은 이제 쪽팔려서 못하겠다.


테리 이글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의 원제는 『Literary Theory: An Introduction』인데 1983년에 간행되었다. 이 책에는 당시의 대표적인 비평이론이 소개되어 있다. 이른바 영문학 비평의 탄생·현상학·해석학·수용이론·구조주의와 기호학·탈구조주의·정신분석 비평·정치적 비평 등.

이 책이 간행된 직후 도쿄에서 쓰쓰이 야스타카 씨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계간 『헤르메스』에 소설을 연재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헤어질 때 나는 쓰쓰이 씨에게 “신칸센 안에서 읽으세요”라며 이글턴의 이 책을 건넸다. 며칠 후 쓰쓰이 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글턴의 책, 신고베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 책을 소재로 해서 『헤르메스』에 연재할 소설을 써보지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문학부 다다노 교수』(文學部唯野敎授)다. 테리 이글턴의, 절대 쉽다고는 할 수 없는 비평이론서에서 그렇게도 재미있는 『문학부 다다노 교수』를 창작해낸 것을 보고 작가의 상상력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하고 감탄한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이와나미쇼텐의 사장이었던 오쓰카 노부카즈의 자서전 『理想の出版を求めて』 중에서. 위에 언급된 이글턴과 쓰쓰이의 책은 둘 다 국내에 출간되어 있다. 관심 있는 분은 읽어보시도록. (테리 이글턴, 『문학이론입문』[창비/인간사랑], 쓰쓰이 야스타카, 『다다노 교수의 반란』[문학사상사])
by 루리루리 | 2007/10/19 20:47 | 혼잣말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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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onora at 2007/10/20 00:42
전 점점 생각하기 싫고 정면으로 맞서기 싫어서 적당적당한 책만 적당적당 읽어대고 있어서 서글픈걸요 ㅠ ㅠ 뭔가를 낳지 않아도 읽고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대단한 거예요. 부비부비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7/11/07 10:16
정말 '생각하기 싫어진다'는 것처럼 슬픈 일도 없죠. 일상의 거대한 힘에 샐러리맨이 저항하는 길이란 부지런히 읽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지지 말아요 부비부비 >_<
Commented by pinacolada at 2008/01/15 23:49
와. 이글턴의 책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런 책도 있군요. 장바구니에 쏙^^

아주 오래 전에 루리루리님이 홈페이지 운영하실 때 방명록에 글도 몇 번 남겼던 사람입니다만,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다시 검색해서 찾아왔어요^-^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8/01/20 01:38
물론 기억하죠, 피나콜라다 님. 방명록에 글 남겨주실 때마다 무척 기뻐하며 답글을 달았는걸요. ^^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앞으로도 종종 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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