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츤데레 강아지

불러도 안 오고 안아주면 몸부림치고 밥이 맘에 안 들면 온 가족이 항복할 때까지 단식투쟁하고 기분 나쁘면 침대 밑에 들어가 드러눕는 주제에 혼날 것 같은 낌새가 보이면 뽀뽀를 퍼부어대는 츤데레 강아지 비비(5세)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시츄 두 마리 중 엄마인데, 모성애라고는 물말아 먹었는지 지 배 아파 낳은 자식들에게 관심이 집중되자 사람 눈이 없을 때 물어죽이려고 했고, 젖도 안 물렸고, 똥오줌도 안 받았고, 지금도 함께 사는 아들 몽이(3세)만 보면 못 잡아먹어 안달. 몽이를 쓰다듬기라도 하면 눈에서 시퍼런 불꽃 두 개가 번쩍번쩍합니다. 장난감을 사다줬더니 몽이는 아예 만지지도 못하게 하길래 두 개를 사다줬더니 둘 다 자기 앞에 놓고 으르렁, 세 개를 사다줬더니 셋 다 자기 앞에 놓고 으르렁으르렁...

전깃줄을 좋아해서 종종 저렇게 베고 누워 있습니다. 세간에는 '충성스러운 개'와 '새침한 고양이'라는 이미지가 널리 퍼져 있지만 개도 개 나름이고 고양이도 고양이 나름인 듯. 동물과 함께 살다보면 저 작은 가슴과 작은 머릿속에서 저마다의 사고와 감정이 생겨나 자라는 모습이 마냥 신기합니다. 토라지기도 하고 꾀도 부리고 상처도 받는 등 사람만큼은 못해도 퍽 섬세한 심리의 가닥이 보여요.

모 프랑스 여배우처럼 대놓고 땡깡은 못 부리겠지만 그래도 복날이라고,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몸보신을 위해 개를 때려잡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주제가 육식 자체로 번지면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는 루리루리입니다만 중복이란 말에 마음이 흐려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by 루리루리 | 2007/07/25 21:37 |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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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울오브로드 at 2007/07/26 08:54
.....이상하게 멍멍이들은 저렇게 전기줄에 머리를 대는걸 좋아하더군요..ㄱ-;; 전기 마사지 하나..;;;
Commented by 개썰매 at 2007/07/26 22:15
그래도 씹지는 못하게 교육 잘 시키세요! 친구네 개는 가끔씩 전깃줄 씹다가 혼나곤 했었는데, 어느날 가족들이 외출 후 돌아와보니 전깃줄이 절단되어 있었더래요... 그것도 코드가 꽂혀있는 상태로. 무섭죠?
Commented by 윗치 at 2007/07/28 21:53
http://imgmovie.naver.com/mdi/mi/0239/B3917-02.jpg
강아지 왠지 이런 느낌이에요. 'ㅁ'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7/08/10 15:06
소울오브로드님/ 뭔가 찌릿찌릿 시원한 게 좋은 걸까요. 사람 같으면 배겨서 불편할 것 같은데 쿨쿨 잘만 자니 신가해요.

개썰매님/ 저희 애기들은 어렸을 때 우적우적 씹다가 호되게 야단 맞은 뒤로는 입도 안 댑니다만...어떤 집의 경우 버릇 고치느라 전깃줄에 레몬즙 바른다 고추장 바른다 여간 고생한 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절단까지 되었다니 무섭네요 ㄷㄷㄷ

윗치님/ 유감스럽게도 저렇게 무심한 듯 시크하지는 않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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