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국제도서전
사진은 작년 국제도서전 테이프 커팅식.
가운데 흰 치마를 입은 여성은 소설가 공지영 씨.

2007년 6월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서울 국제도서전이 무사히 막을 내렸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속 모르는 사람들은 겸사겸사 책도 구경하고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지 않냐고 하지만 구경은 무슨. 아침 10시부터 밤 7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단 5분도 쉴 틈이 없습니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숨 쉬기도 힘든 데다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바짝 긴장해야만 해요.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책을 사겠다고 있는 재고 다 꺼내달라고 요구해서 한참을 비교하다가 그냥 내려놓는 사람, 자식이 보는 앞에서 책을 몰래 가방에 집어넣다가 걸리는 사람, 책값이 비싸다고 신경질내는 사람, 사지도 않으면서 책 내용을 싹 카메라로 찍어가는 사람...

이런 행사를 한번 치르고 나면 상인이나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좀 더 친절해야겠다 결심하게 됩니다. 가슴은 울상인데 입으로는 웃으며 한 권이라도 더 팔려고 손님들 쫓아다니는 게 얼마나 힘든지요. 또 말이 국제도서전이지, 문화적 깊이란 눈곱만치도 없고 상혼만 가열찬 졸속의 이벤트라서...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싸게 판다는 데야 의미가 있지만 이래서야 도매상과 무엇이 다른가 심란한 기분이었습니다. '국제'도서전이라 해도 외국 부스들은 코딱지만 한 구석자리 하나 차지하고 있다 일찌감치 철수하는데 말이죠(투덜투덜).

결코 황금 같은 저의 주말과 현충일을 빼앗아갔다고 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_-m 사회인이 되니 밖에서는 그럴듯해 보였던 것의 실상을 안에서 확인하고 환멸하는 일이 잦아집니다. 믿음과 감동은 줄어들고 냉소는 커지죠. 이런 식으로 어른이 되는 거라면 저는 그냥 풋사과로 남고 싶네요. 아니, 풋사과라도 당장 몇천 원 깎아 책 한 권을 더 판다고 해서 출판계의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쯤은 알고 있다고요.


덧 : 일부러 부스까지 찾아와주신 든 언니, 시안님, 성신님, 왕소금님께 감사드립니다. 바빠서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특히 든 언니는 아예 뵙지도 못하고 그냥 가시게 해서 죄송했어요. ㅠ ㅠ
by 루리루리 | 2007/06/06 23:50 | 잡담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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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든 at 2007/06/07 10:43
한길사...... 정열적인 레드 부스로 강렬함이 묻어 났어요.
나 한길사 책중 사고 싶은 것이 있는데 지니씨한데 부탁하면 직원가?로 사다 줄 수 있나요?
그리고 한길사에서 나온 홍보책자 중 " 책으로 세계를 짓는다" 를 그냥 나눠 주던데 우울 하게도 내 앞에서 바닥났어요... 나 그책 꼭 갖고 싶은데.. 파는 것 같지도 않구.. 꼭 갖고 싶어요.. ㅎㅎ
Commented by 시안 at 2007/06/07 11:06
;ㅅ; 수고하셨어요, 루리루리님. 정말로 사회인이 되면 겉으로 보던 것의 실상을 알아서 슬퍼질 때가 많아요. (笑) 그래도 좋아서 일하고 있으니까! 루리루리님의 휴일을 뺏어갔던 역작은 잘 보았심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부비부비.
Commented by PaleSara at 2007/06/07 14:11
오랫만에 돌아오셨네요. 기억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오랫만에 들려봅니다. 도서전은 생각만 하다 놓쳐버려서 아쉽네요.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7/06/07 21:54
든언니/ 바쁘실 텐데 일부러 시간 내어 들러주셨다는 말에 감동...하필 딱 그때 자리에 없었던 자신을 원망하며 피눈물을! 죄송해요 언니 ㅠ ㅠ
저희 회사 책은 뭐든 말씀만 하시면 직원가(30% 할인)로 사다드려요! 다음에 뵐 때 <책으로 세계를 짓는다>(저의 역작이랍니다 후후)도 꼭 챙겨드릴게요.
사실 언니 생각하면 저야 바쁘다고 불평할 처지가 아닌데...내일 PT 무사히 마치시길, 그 뒤로 모든 일이 잘 풀리길 기원할게요. >_<)/

시안님/ 으흑 시안님 부비부비 오만 번 >_< 이러니 저러니 불평해도 결국 이 세계가 내 자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돌아올 수밖에 없죠. 기왕에 뛰어든 길이니 열심히 할 수밖에.
근데 정말 못 뵌 사이에 너무 마르셨어요...다음에 기름진 거랑 단 거 잔뜩 먹으러 가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구요 흑.

PaleSara님/ 오랜만이에요 PaleSara님 ^0^ 기억하다마다요. 건강하셨죠?
도서전은 웬만한 출판사들이 전부 30~40% 할인판매를 해서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기회였어요. 말은 많아도 저 역시 느긋하게 돌아볼 시간이 있었으면 열심히 질러댔을 듯...
Commented by 왕소금 at 2007/06/10 13:18
바쁘신데 귀찮게 한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암튼 그날 책도 주시고 감사했습니다. 한길사 부스가 제일 좋았어요. 후후.
Commented by 루리루리 at 2007/06/10 21:51
아뇨아뇨 무척 기뻤습니다. 경황이 없어 인사도 드리는 둥 마는 둥해서 죄송했어요. 와주신 데 힘을 얻어서 열심히 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희 사장님께서 워낙에 튀는 것을 좋아하셔서...매년 '제일 큰' 부스를 설치하거든요. 그게 수익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소곤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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